두번째 <山,책>

2013/05/24 01:44

2년만에 <山,책>을 다녀왔다. 이곳은 내가 초등학교 시절 산골어린이로 지낸 곳인데 이후 서울로 오면서 빈집이 됐다. 요즘엔 어머니가 주말에만 들러 텃밭을 기른다. 나는 가끔 서울에서 벗어나 이곳에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낸다. 제작년에 이렇게 보내는 시간에 <山.책> 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는 산책인 동시에 '산 속에서 읽는 책'이라는 뜻이다. 이곳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무라카미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에 나오는 사서 오시마의 산장같다. 같은 산에 군부대와 무덤들, 무당집도 끼고 있으니 카프카가 만난 죽은 군인들의 영혼이 돌아다닐 것 같달까. 이번 산책은 조정리의 『허수아비춤』과 함께했다. 계곡물이 흐를 여름에 다시 가서 실컷 책이나 읽다 돌아와야지   












얼마전 블로그에 일하고, 먹고, 자고, 싸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썼다.<사고하는 삶> 헌데 최근 새롭게 깨닫게 된 것이 있으니, 아버지가 얘기한 사'고'에 더불어 좋은 삶의 조건으로 하나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사랑하'고' 다.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기에 즐겁게 일하는 것이 필요하며 더불어 타인과 서로 사랑하며 지낼 수 있어야 한다. 사랑의 대상이 꼭 연인일 필요는 없다. 가족간의, 친구간의 사랑도 괜찮다. 사랑. 사랑이 삶을 아름답게 만든다.



제인구달(침팬지와 함께 한 나의 인생)

저자
제인 구달 지음
출판사
사이언스북스 | 2005-07-29 출간
카테고리
과학
책소개
세계적인 영장류 학자인 제인구달의 자서전. 그녀는 어린 시절과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어쩌면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행복한 시대에 살고있는 걸지도 몰라. 누구나 이렇게 책을 읽을 수 있잖아' 이때 나는 제인구달의『침팬지와 함께 한 나의 인생』을 서점에서 골라 나오는 길이었다. 이 책을 읽기 전 내가 그녀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그녀가 평생에 걸쳐 침팬지를 연구했다는 사실과 세계 곳곳에서 환경운동을 한다는 것 뿐이었다. 이때 그녀가 어떤 생각을 지닌 사람인지는 알지 못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진을 통해 접하는 그녀의 인상이 얼마나 포근했던지. 나는 곧잘 "최재천 교수님이나 제인구달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 라고 말하곤 했었다. 이제 책을 통해 그녀를 만날 것이니 서점에서 나오는 길이 그리도 행복했던 것이다.『침팬지와 함께 한 나의 인생』은 제인구달의 삶이 어떻게 이어져 왔는가, 그리고 그녀가 어떤 생각을 지니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가를 그녀의 직접적인 증언으로 들을 수 있는 자서전이다. 책을 읽다보면 그녀의 삶에 가득 찬 사랑과 용기 그리고 업에 대한 정열을 느낄 수 있다. 책은 거울이 되고 오늘의 나는 또 한번 부끄러움을 끌어 안는다. 그녀의 사랑과 용기 그리고 업에 대한 정열로 가득한 삶. 그 모습을 모두 내 안에 담아둔다. 이 책에서 얻은 문제의식이 있는데 이는 '사람' 에 관한 것이다. 인간에 의해 자행되는 환경파괴와 동물들에게 가해지는 잔혹한 폭력들에 대한 제인구달의 문제의식은 나에게 '사람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갖게끔 했다. 사람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존귀하며 고등하며 특별하다 말할 수 있는가. 사람이 과연 다른 동물보다 낫다고 말할 수 있는가. 우리의 역사를 보면 속된 말로 정말 개만도 못한 사람이 허다했다. 어디 흘러간 역사 뿐인가. 오늘도 수없이 인터넷에 오르내리는 윤창중과 남양유업 대표라는 작자의 작태는 어떠한가. 과연 개보다 낫다 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개의 속성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개같은 삶은 또 어떠한가. 철학자 강신주가 최근 경향신문에 기고한 에서 말한 것처럼 우리는 개같이 살고있지 않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가. 과연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것. 그런 삶은 무엇일까. 나도 아직 정확한 답은 내리지 못하겠다. 허나 기본적으로 '윤리' 는 사람과 동물을 구분짓는 하나의 속성이리라. 또한 단순한 욕구에 끌려다니지 않고 주체적으로 판단하는 '자유의지'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헌데 이것들을 지켜가며 '사람' 답게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사람. 사람으로 살 것이다. 그리고 기왕이면 보다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사고하는 삶

2013/05/18 00:33

"아버지 어떻게 살아야 좋을지 고민이 많아요" "아들! 그저 즐겁게 살면 되. 어떻게 즐겁게 사는가. 사고하고 살면 된단다" "사고? 생각이요?" "아니지. 사고는 즐겁게 일하'고' 맛있게 먹'고' 편하게 쉬'고' 시원하게 싸'고' 이렇게 네가지 '고'란다. 헌데 보통 사람들은 첫번째 즐겁게 일하'고'에서 대부분 막혀버려. 하나 하나 다 쉽고 당연해보이지만 이 기본적인 것들을 지키고 사는게 어려운거란다. 미래를 너무 걱정하지 말고 너가 즐거운 일을 찾아서 해봐"

매일같이 꿈일기를 쓴다. 모든 것을 기록하겠다는 생각으로 사는 요즘 인생의 1/3에 해당하는 잠에 대해 쉽게 지나칠 수 없다. 오늘의 꿈에서 나는 보드카를 글라스에 부어 줄창 마셔댔다. 여러 친구들과 함께였는데 한 친구가 내게 물었다. "그래 요즘 고민이 뭔데?" 무의식의 대답 "인생 내 뜻대로 살다보면 항상 배고프게 살까봐 그게 조금 걱정되네" 의식으로 담담하게 "경계 위에서 벗어났노라" 선언하며 몸으로, 춤으로 표현했으나 이 원초적인 불안이 꿈으로 숨어드는 것은 막을 수가 없구나